이번 스위스 2주 여정도 어느덧 취리히에서의 마지막 밤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틀 뒤면 오스트리아 빈(Wien)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게 되는데요. 빈으로 떠날 준비를 하다 보니, 문득 제 가슴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아미가 4살 때 만났던 또 다른 스위스가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당시 저희 가족은 '70일간의 유럽 자동차 여행' 중이었는데, 지금도 사진만 봐도 그때의 장소, 공기와 온도가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설레었던 제 유럽의 첫 여행이었죠.
안녕하세요.
여전히 가족의 첫 유럽을 선명히 떠올리는 엄마, SunnyD입니다.
사실 그때도 원래는 베른이나 취리히 같은 유명 도시를 가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살벌한 스위스 숙박비 앞에 좌절하고 포기하려던 찰나, 에어비앤비에서 기적 같은 매물을 발견했습니다. 8월 말 성수기인데 1박에 무려 9만 원대!
"이게 웬 떡이냐!" 하고 어딘지도 모른 채 덥석 3박을 예약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우연이 이끈 곳이 바로 세계적인 알레치 빙하를 품은 마을, 피에쉬(Fiesch)였습니다.
1. 🚗 목숨을 걸고 알프스를 넘다 (오스트리아 ➡️ 스위스)
오스트리아에서 렌터카를 끌고 알프스를 넘어 스위스로 들어오던 날을 잊지 못합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둘째 치고, 산맥을 넘는 도로가 어찌나 험난하고 아찔한지 운전 베테랑인 남편조차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핸들을 잡아야 했습니다. 남편이 운전하면서 "사진 좀 찍어봐. 풍경 너무 보고 싶은데 목숨의 위협이 느껴져서 안 되겠어." 하고 할 정보였습니다. 그런 곳을 자동차도 있었지만 자전거를 타고 넘는 무리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정말 '목숨의 위협'이 실시간으로 느껴질 정도로 아찔한 고갯길이었죠.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나중에 스위스 일정을 마치고 프랑스로 넘어갈 때는 도저히 그 알프스를 다시 넘어갈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 결국 산을 넘는 대신 몽트뢰를 거쳐 평탄한 길로 돌아 프랑스로 탈출(?)했던 유쾌한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알프스를 넘어가며 눈앞에 펼쳐진 만년설을 직접 만져보던 4살 아미의 고소한 손발과, 알프스 높은 곳 초원에서 소풍을 즐기듯 보낸 시간들, 빙하의 푸른빛이 주던 감동은 7년이 지난 지금도 제 마음을 요동치게 만듭니다.

슈바르첸베르크, 포어아를베르크, 오스트리아 → (안데르마트 Andermatt) → 피에쉬 Fiesch 자동차 루트 정보
슈바르첸베르크 to Fiesch
www.google.com
"알프스의 장엄한 절정을 지나 긴장이 살짝 풀릴 때쯤 안데르마트 마을에 깨끗한 공용 화장실이 있으니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지도에서 안데르마트 뒤쪽을 확대해서 길을 확인해 보세요~
💡 [눈물로 체득한 찐 정보] SunnyD의 유럽(스위스) 자동차 여행 중 스위스 물가 방어 가이드!
저희처럼 1박 9만 원짜리 취사 가능 숙소를 구해 숙박비를 아꼈다고 방심하면 안 되는 곳이 바로 스위스입니다. 피에쉬 같은 알프스 산골 마을은 마트 규모도 작고 물가가 정말 더 살벌합니다.
특히 저희는 동유럽을 돌고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거쳐 넘어온 터라 스위스의 살인적인 마트 물가가 더 뼈저리게 체감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마트 물가 생각하고 그냥 맨몸으로 넘어오셨다간 마트 계산대에서 엄청난 동공 지진을 경험하시게 될 거예요. 😂 스위스의 첫 마트 매대 앞에서 "아까 오스트리아에서 장 볼걸..." 후회했답니다. 그렇다고 저 산은 또 못 넘는다!
"만약 주방이 있는 숙소를 잡으셨다면, 꼭 스위스 국경을 넘기 전(오스트리아나 독일 등)에 대형 마트에서 고기, 쌀, 식재료 등을 미리 잔뜩 장을 봐서 넘어오시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이 팁 하나만 실천하셔도 여행 경비를 어마어마하게 아끼실 수 있습니다."
➕ 여기서 진짜 소소한 여름 여행 꿀팁 하나 더!
국경 넘기 전 장 보실 때 작은 아이스 가방(보냉백) 하나 꼭 챙기세요. 저희는 멋모르고 초콜릿을 그냥 차에 뒀다가 스위스 햇살에 다 녹아내려서, 여행 내내 형체를 알 수 없이 찌그러진 초콜릿만 뜯어먹었답니다... 🤣 여름에 가신다면 초콜릿의 생명(?)을 위해 꼭 보냉백을 준비해 주세요!
2. 🏔️ 융프라우 말고 알레치(Aletsch)여야 하는 이유
사실 정보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상세하게 정보를 뒤지던 제가 아니었거든요. 대충 루트와 교통과 숙박 정보만 가지고 움직였어요. 피에쉬에 알레치 빙하가 있다는 사실도 숙소에 도착해서 호스트인 앨리스 할머니께 얻은 정보였습니다. 10분 거리에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었습니다. 그날도 아침에 비가 와서 못 가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오후가 되자 비가 그쳐서 볼 수 있었죠.
성인 이용 시 어린이 셋 모두 무료로 이용 가능했고 우리가 또 언제 오겠냐 싶어 저희 주머니 사정에는 매우 비쌌지만 결제했습니다. 하지만 알레치 빙하를 마주하고는 절대절대 이것은 비싼 비용이 아니라고 남편과 저는 말했습니다. 더군다나 빙하가 전 세계적으로도 점점 사라져 가고 있잖아요. 우연히 들른 알레치에서 자연의 위대함과 대자연 앞에서의 경외감을 느낄 수 있는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남편은 20대 때 융프라우에 갔는데 빙하를 보지 못했다고 했어요. 융프라우에서 막상 그 장엄한 빙하를 보기가 쉽지 않다고들 하잖아요. 그 빙하를 저희는 그날 가까이서 마주했답니다. 알레치 빙하는 빙하가 지나가는 중간 지점이라고 해요. 보통 한국 여행자들은 스위스 빙하를 보러 융프라우에 많이 가시지만, 빙하가 쓸고 내려간 거대한 길을 가장 가까이서, 손에 닿을 듯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곳은 단연 '알레치'입니다.
스위스 공식 홈페이지 - 알레치 아레나 Aletsch Arena 정보 확인
알레취 아레나 | 스위스관광청
수정처럼 맑은 공기, 발아래로 뽀드득거리는 눈, 이른 아침부터 늦게까지 반짝이는 햇살. 알레취(Aletsch) 빙하 최고의 전망대이자 발레(Valais) 칸톤에서 제일 아름다운 4천 미터 급 봉우리들이 빚
www.myswitzerland.com

시기만 맞다면 그 빙하가 지나간 흔적을 따라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여행 상품도 있다고 하니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알레치 빙하 '위'를 직접 걷는 이색 트레킹 팁!
피에쉬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가이드 없이 누구나 완만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 코스가 정말 잘 되어 있습니다. (저희처럼 아이와 함께 가도 부담 없을 정도로요! 😉)
특히 Fiescheralp → Bettmeralp 구간은 이정표가 아주 친절하게 잘 되어 있고, 길도 완만하게 잘 닦여 있어서 아이와 함께 가이드 없이도 안전하게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진입장벽 제로' 코스랍니다.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예쁜 카페와 화장실도 잘 갖춰져 있으니, 여행사 패키지 걱정 말고 자유롭고 편안하게 대자연을 즐기시면 됩니다.
그리고 진짜 빙하 '위'를 직접 밟고 탐험하는 '글래셔 워크(Glacier Walk)' 코스는 크레바스(빙하 균열) 같은 위험이 있어서 개인이 갈 수 없고, 반드시 전문 산악 가이드 투어(여행사)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예약해서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코스였습니다.
- 가볍게 대자연을 품고 싶다면 (자유 트레킹): 저희처럼 가이드 없이 자유롭게 걷는 일반 코스로도 충분히 손에 잡힐 듯한 장엄한 빙하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 일생일대의 특별한 모험을 원한다면 (가이드 투어): 융프라우는 멀리서 바라만 보지만, 이곳 피에쉬(Fiesch)에서는 투어를 통해 진짜 빙하 속을 직접 걸어보는 비현실적인 감격을 누릴 수 있으니 현지 가이드 투어를 미리 신청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 알레치 아레나 케이블카 요금
- 요금 안내
- 성인 기준 대체로 49~55 CHF 수준
- 상품과 시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 2일권 등 다양한 패스가 운영됨
- 할인 팁
- 스위스 트래블 패스 또는 Half-Fare 소지 시 할인 가능
- 가족 여행객은 부모 티켓 구매 시 자녀(만 16세 미만) 무료 이용 가능! (교통 패스 없이도 적용되는 꿀혜택)
3.🚗 [렌터카 정보] 스위스 고속도로 통행권 (비그넷, Vignette) 팁
저희처럼 오스트리아나 독일 등 주변국에서 렌터카를 끌고 스위스로 들어올 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필수 정보입니다. 스위스는 특이하게 일주일권이나 한 달 권 같은 단기 통행료가 없습니다. 단 하루만 이용하더라도 무조건 1년짜리 통행권을 사야 합니다.
- 가격: 40 CHF (한화 약 6만 원 선)
- 이용 방법: 국경 검문소나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스티커형 비그넷을 구매해 차량 앞 유리에 완벽히 부착해야 합니다. (최근엔 온라인 전자 비그넷도 도입되었습니다.)
- 주의: 스위스 현지 렌터카는 이미 부착된 경우가 많지만, 타국에서 빌려 스위스 고속도로를 이용할 예정이라면, 스위스로 진입할 때는 '경 넘기 전 반드시 직접 구매'하셔야 과태료 폭탄을 피할 수 있습니다!
3.🏦 현지 은행 직원도 놀란 "한국인 최초(?)"의 기록
피에쉬 마을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소박한 알프스 산골 동네였습니다. 여행 중 잠시 환전을 하려고 동네 은행에 들렀었는데요.
'일본인이야 중국인이야'라고 묻더라고요. "아니, 우리 한국 사람!" 은행 직원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여태 여기서 일하면서 동양인 중에 일본 사람은 본 적 있어도, 한국 사람은 당신들이 처음이다"라며 신기해하더라고요! 🤠
그 직원의 말 한마디 덕분에 '우리가 진짜 흔한 관광지가 아니라, 스위스 현지인들만 아는 비밀 기지를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어 괜히 어깨가 으쓱하고 설렜던 기억이 납니다. 7년이 지난 지금은 한국인들에게 조금 더 알려졌을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알레치 빙하가 융프라우나 체르마트처럼 널리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간간히 숨은 진주처럼 저희들만의 <추억소환> 여행지를 하나씩 꺼내볼께요.
[피에쉬 마을에서 올려다본 풍경]
"피에쉬 마을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저 멀리 '저게 진짜 만년설인가?' 싶을 정도로 하얗고 눈부신 알프스의 봉우리들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만년설을 배경으로 알록달록한 행글라이더들이 나비처럼 잔뜩 날아다니는 풍경은, 융프라우 같은 복잡한 관광지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피에쉬만의 평화로운 매력입니다."
[몽트뢰로 내려가던 길의 감동]
"피에쉬를 떠나 몽트뢰로 내려가던 날, 렌터카 창밖으로 흐르던 강의 물색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마치 옛날 소주병을 물에 씻어놓은 듯한, 투명하면서도 영롱한 파란 옥빛의 강물이었는데요. 남편이 '저거 만년설이 녹아서 내려오는 물인가 봐'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정말 알프스 빙하가 녹아내린 진짜 빙하수였습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시려 올 정도로 차갑고 아름다운 그 옥빛 강줄기를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는 그 자체로 힐링이었습니다."
🏠 숙소 정보:알레치의 품에 있는 피에쉬 마을
에어비앤비 숙소 예약 및 정보 확인
당시 어떤 이유로 그 금액에 숙박을 할 수 있었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는 엄청난 행운이었습니다.
우리 할머니처럼 푸근하고 다정한 호스트 앨리스 할머니의 아파트는 복층이 있는 넓고 깨끗하고 좋습니다.
다른 여행객들이 쓰고 잘 정리해둔 남은 식재료를 사용할 수 있어 그나마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 주택 · 피슈 · ★4.88 · 침실 2개 · 침대 3개 · 단독 사용 욕실 1개
Résidence Fiesch
www.airbn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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