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거 북벽이 마을 어디에서나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아기자기한 알프스 산악마을, 그린델발트(Grindelwald).
스위스 여행을 준비할 때부터 가장 궁금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매일매일이 설레는 여행이었지만, 인터라켄을 떠나 그린델발트로 향하는 오늘은 또 마음이 더 들뜨더군요.
사실, 이번 그린델발트행은 9살 아미가 손꼽아 기다려온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미에게 웅장한 아이거 북벽이나 알프스의 역사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죠.
9살 아미의 머릿속엔 오직 두 가지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케이블카’와 ‘호텔 수영장’!
저는 이 비싼 그린델발트에서 큰맘 먹고 '호캉스'까지 질러버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여전히 그날의 공기를 꿈꾸며 기록하는 엄마, Sunny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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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켄 여행, 그냥 걷고 먹고 바라본 하루:동네 산책 · 한식당 미나리 · 알프스 뷰 호텔
비록 저희는 많은 여행자들이 바라고 바라는 이 인터라켄 Interlaken을마치 살던 곳처럼 동네산책하고 식당 가서 밥 먹고 호텔 마당에서 한가로이 짧은 시간을 보냈지만,스위스의 지도를 보면 인
sunnydstory.com
Ami and SunnyD
9살 아미와 46세 엄마의 느린 스위스 여행 일기 Day 9
2024년 3월 25일 — 아이거 북벽을 마주한 그린델발트, 피르스트의 클리프워크와 식사
1. 🏔️ 인터라켄에서 그린델발트로: 도마뱀과 함께한 느린 아침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확인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구름에 꽁꽁 숨어있던 알프스의 산들이 드디어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더군요.
산등성이를 덮은 하얀 눈이 아침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습니다.
일기예보에는 눈 소식이 가득해 피르스트에 못 올라가면 어쩌나 노심초사했는데,
짠~ 하고 다시 나타난 날씨 요정 덕분에 아미의 케이블카 탑승은 '성공 예감'이었습니다.

호텔 조식을 먹으러 내려가니 창밖으로 펼쳐진 알프스 풍경이 반찬보다 더 맛있는 풍경을 선사했습니다.
날씨만 조금 더 따뜻했다면 야외 테이블에서 밥을 먹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을 만큼 쾌적하고 깔끔한 아침이었죠.
담백한 빵과 치즈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버스를 타러 가는 길, 우리는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길을 걷다 돌틈에서 우연히 만난 도마뱀 한 마리. 저는 슬쩍 먼저 길을 건너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미가 그 작은 생명체와 눈을 맞추고 교감하는 그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우리는 인터라켄 동역으로 가지 않고 호텔 길건너에서 105번 버스를 타고 Wilderswil 역에서 R61번 기차로 갈아탔습니다.
기차 창밖으로 멀리 있던 알프스가 한 걸음씩 다가올 때마다 아미와 저는 약속이라도 한 듯 재잘거림을 멈추고 창밖 풍경에 빠져들었습니다.

2. 그린델발트 도착, 그리고 피르스트(First)를 향하여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숙소인 '선스타 호텔 그린델발트'로 향했습니다.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 셔틀버스 대신 걷기를 선택했습니다.
아미는 벌써 안달이 났더군요. "엄마, 빨리 수영장 가자! 케이블카는 언제 타?"

다행히 피르스트 케이블카 탑승장(Firstbahn)은 선스타 호텔 바로 길 건너편이었습니다.
체크인 전 짐을 맡겨두고, 우리는 곧장 피르스트로 향했습니다.
2026년 현재도 피르스트는 여전히 스위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 중 하나지만,
다행히 대기 줄이 길지 않아 금방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 2026년 최신 피르스트(First) 케이블카 이용료 정보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2026년' 현재 기준으로 업데이트한 정보입니다. 스위스 물가는 매년 조금씩 오르니 꼭 확인하세요!
- 성인 왕복 요금: 약 72~76 CHF (시즌별 상이)
- 스위스 트래블 패스 소지자: 50% 할인 (약 36~38 CHF)
- 동신항운 할인쿠폰 이용 시: 스위스 패스와 중복 할인이 가능하여 성인 약 34 CHF 내외로 이용 가능합니다. (가장 저렴한 방법!)
- 어린이(만 6세~15세): 부모 동반 및 패밀리카드 소지 시 무료. (동신항운 쿠폰 적용 시에도 어린이는 무료 혜택이 큽니다.)
3. 🚡 해발 2,168m, 하얀 마법이 펼쳐지는 피르스트
줄에 매달린 작은 박스는 우리를 해발 2,168m 위로 올려주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그린델발트는 동화책 속의 작은 알프스 마을 같았죠.
중간 정거장에서 사람들이 내리고 탈 때마다 케이블카가 조금씩 흔들렸습니다.

어느 정거장에서인가, 스키복을 입고 자기 키만 한 스키를 든 아미만 한 남자아이가 탔습니다.
추위에 발그레해진 볼, 그리고 낯선 이와 마주 앉은 어색한 눈망울로 우리와 마주 앉았죠.
그 아이는 다음 정거장에서 아빠의 손을 잡고 씩씩하게 내렸습니다.
그 뒷모습을 보니, 그 순간 또 집에 있는 아빠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아미도 그랬을까요?
3월의 피르스트는 어제까지 내린 눈으로 온통 하얀 세상이었습니다.
차가운 눈과 대조적으로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 덕분에 공기는 전혀 춥지 않았죠.
아미는 체르마트 때보다 더 신이 나서 눈 속에 파묻혀 나올 생각을 안 했습니다.
썰매 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보더니 타보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저는 슬쩍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1시를 넘겼고, 단둘이 타기엔 위험할 것도 같았죠.
무엇보다 그린델발트의 살벌한 물가에 이미 제 지갑은 '한도 초과' 신호를 보내고 있었거든요. ㅎㅎ

🌉 아찔함 뒤에 숨은 절경, 클리프워크(Cliff Walk)
피르스트의 하이라이트, 클리프워크 입구에 섰을 때의 그 아찔함이란! 평소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로서는 "내가 정말 저기를 걸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신난 아미를 혼자 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발을 들이니 그린델발트의 마법이 시작된 걸까요? 눈을 뗄 수 없는 웅장한 풍경에 반해 아래를 내려다볼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오직 핸드폰(우리 여행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을 떨어뜨리지 않으려 꽉 쥐고 그 비현실적인 풍경을 담아내느라 바빴습니다.

🍝 아이거 북벽을 반찬 삼아 즐긴 점심 식사
클리프워크를 다 지나니 산장 레스토랑이 나타났습니다. 음식 냄새에 아미가 배고프다며 아우성이었죠.
"비싸겠지?" 하는 걱정도 잠시, "에라 모르겠다, 여기까지 왔는데 먹자!" 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웬걸, 빈자리에 앉아 직원을 부르니 자꾸 아니래요. 알고 보니 야외의 바깥 자리들은 각자 음식을 가져다 먹는 셀프 구역이었고, 주문을 받는 테이블은 이미 꽉 찬 상태였습니다. 한참을 헤매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구내식당처럼 줄을 서서 음식을 골라 담는 곳이 있더군요.
- 오늘의 메뉴: 오일 파스타 & 스위스 전통 음식 '뢰스티(Roesti)'
- 솔직 후기: 주문하자마자 나오는 초고속 패스트푸드였지만, 맛은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아니, 사실 아이거 북벽을 마주 보고 먹는데 맛이 없을 수가 없었겠죠.
- 꿀팁 하나: 500ml 생수 한 병이 무려 만원(10,000원)! 😂 피르스트에 올라오실 땐 꼭 물 한 병 챙기시길 추천해요. 간단한 샌드위치를 챙겨 와 피크닉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우리가 즐기지 못한 ‘피르스트 액티비티 팁’
저희는 아이와의 안전과 시간을 고려해 구경만 했지만, 스릴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아래 액티비티도 놓치지 마세요!
- 피르스트 플라이어 & 글라이더: 하늘을 가르는 짜릿한 비행
- 마운틴 카트 & 트로티 바이크: 설산 풍경을 옆에 끼고 달리는 스피드 체험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길,
하얀 눈과 눈부신 태양이 가득했던 피르스트는 이번 여행의 잊지 못할 한 페이지가 되었습니다.
4. ✍️ 여행의 조각을 모으며
피르스트의 눈과 풍경을 마음껏 누리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우리가 타지 못한 마운틴 카트나 트로티 바이크 같은 액티비티들이 눈에 밟혔지만, 아미와 눈 속에서 뒹굴며 웃었던 그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비록 계획했던 것보다 다양하게 즐기지 못했고, 예상치 못한 물값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햇살과 눈의 감촉은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일기를 썼어도 이렇게 오래 걸렸을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정보가 되고 저에게는 소중한 보물함이 되겠지요.
어쩌면 저는 그날을 잊지 않으려고,
이렇게 오래 붙잡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다음 편은 아미가 그토록 고대했던 [선스타 호텔 그린델발트 호캉스]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아이거 북벽을 바라보며 수영하는 기분, 궁금하시죠? 기대해 주세요!
💡 스위스 여행에 참고하면 좋은 정보 – 대중교통 무료 이용 (숙소 제공 게스트 카드)
인터라켄과 그린델발트 지역에서는 대부분 숙소에서 **‘게스트 카드(Visitor Card)’**를 주는 경우가 많아요.
이 카드가 있으면👇
✔ 인터라켄–그린델발트 지역 버스 무료
✔ 일부 열차 구간 무료 또는 할인
✔ 관광지/액티비티 할인
저희도 인터라켄에서 버스를 무료로 이용했는데, 짧은 거리라도 은근히 비용이 아껴지고 편하더라고요. (트래블 패스 이용)
👉 그래서 이런 분들은 참고하세요
- 관광열차를 많이 안 탈 경우
- 일정이 짧거나 특정 지역 위주 여행일 경우
👉 이럴 땐
스위스 트래블 패스 없이도 충분히 여행 가능합니다.
✔ 단, 숙소마다 제공 여부가 다르니, 예약할 때 “Guest Card 제공” 꼭 확인하세요!
💰 오늘의 지출 기록 (2인 기준)
2024년 3월 환율 및 현지 물가 기준
| 항목 | 상세 내용 | 금액 (CHF) | 환산액 (약) |
| 세금 | 체크인 시 도시세 | 41.6 | 64,500원 |
| 탑승권 | 피르스트 케이블 왕복이용권(중복할인), 어린이무료 | 32 | 49,600원 |
| 식비 | 점심 식사 (피르스트 전망대) | 40.7 | 63,100원 |
| 간식 | 저녁 식사 (피자) | 17.5 | 27,200원 |
| 합계 | 131.8 | 약 204,400원 |
🏠 숙소 정보: 그린델발트의 알프스 속 베이스캠프|아이거 북벽을 마주한 고급호텔
| 구분 | 상세 정보 | 비고 |
| 숙소명 | Sunstar Hotel & SPA Grindelwald | 알프스 산 전망(Mountain View) |
| 주소 | Dorfstrasse 168, 그린델왈드 시티 센터, 그린델발트, 스위스, 3818 | 기차역에 도보 30분, 호텔셔틀 무료이용 가능, 피르스트 전망대 케이블카 탑승장 맞은편 |
| 예약처 | 아고다 | |
| 숙박비 | CHF 415.19 (약 650,000원) | 2박 (24년 3월 환율기준), 취소 불가 조건, 조식 포함 |
| 솔직 후기 | 수영장 무료, 미니바(매일 생수, 음료, 맥주 무료 제공) , 유료 세탁서비스(비쌈 주의) | 호텔 정원 앞 아이거 북벽, 웰컴티 쿠폰 제공 |
Sunstar Hotel & SPA Grindelwald 예약 및 정보 확인
https://www.agoda.com/ko-kr/sunstar-hotel-spa-grindelwald/hotel/grindelwald-ch.html
www.ago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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