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온 지 보름째 되던 날 아침.
시차에 완벽하게 적응한 몸이 마침내 깊은 단잠을 허락한 모양이었습니다. 번쩍 눈을 떴을 때는 아침 10시 40분, 체크아웃 딱 20분 전이었죠!
세수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사방에 흩어진 짐들을 캐리어 속으로 쓸어 담았습니다.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오며 '무언가 두고 왔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함이 잠시 스쳤지만, 이내 마음을 비웠습니다. 정말 중요한 거였다면 제 머리가 기억하고 있었겠죠? 😂
안녕하세요.
여전히 여행을 꿈꾸는 엄마, SunnyD입니다.
Ami and SunnyD
9살 아미와 46세 엄마의 느린 스위스 여행 일기 Day 16
대도시 취리히와의 만남
1.🍜 안녕 루체른, 백조들과의 잊지 못할(?) 마지막 인사
호텔을 빠져나와 익숙한 역 지하로 내려가 루체른에서의 '세 번째 우동'을 아침으로 들이켰습니다.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자 그제야 덜 깬 정신이 돌아오는 듯하더라고요.
기차를 타기 전, 잠시 호숫가 산책로로 향했습니다. 루체른을 떠나기가 내심 아쉬워 호숫가 벤치에 가만히 앉아 곧 이별할 풍경을 눈에 담았고, 아미는 주머니에 남은 과자 부스러기를 털어 백조들에게 건네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 여기서 잠깐! 스위스 여행 초보자를 위한 팁
사실 과자를 주다가 지나가는 스위스 주민분께 약간의 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아마도 간이 되어 있는 사람이 먹는 과자를 백조에게 주면 안 된다는 뜻인 것 같았어요. 백조들의 건강을 위한 현지인들의 세심한 마음을 배우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Sorry.."를 외치고 얼른 거두었습니다. 스위스 호숫가에서 동물들에게 간식 주실 땐 꼭 주의하세요!
2.🚉 빽빽한 도시의 속도로, 미로 같은 취리히 중앙역 도착
취리히로 향하는 기차 창밖으로 보름 동안 매일 마주했던, 그러나 매 순간 조금씩 달랐던 스위스의 아스라한 풍경이 흘러갔습니다. 거대한 알프스의 품에서 베른으로, 루체른으로, 그리고 이제는 취리히로. 선을 긋듯 명확하진 않지만, 우리가 점점 더 거대하고 빽빽한 도시의 속도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은 확실했습니다.

도착한 취리히 중앙역은 여태껏 거쳐온 그 어떤 역보다 복잡했고, 사방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에는 낯선 분주함이 가득했습니다.
낯선 독일어 표지판들은 지도를 든 저를 끊임없이 시험했고, 타고난 길치인 저는 땅 위로 올라와서도 한참을 갈림길에서 들락날락 헤맸습니다. 고작 10분이면 도착했을 거리를 몇 배나 빙빙 돌며 헤맨 끝에야 간신히 호텔 문을 열 수 있었죠. 시내 구경이고 뭐고 하얀 침대에 눕고만 싶었는데, 흔쾌히 얼리 체크인을 도와준 직원의 미소가 눈물겹게 고마웠습니다.
3.🗺️ 길치 엄마의 예습, 그리고 별거 없어도 뿌듯한 하루
폭신한 호텔 침대에 누워 각자의 방식으로 달콤한 자유시간을 누린 뒤, 우리는 방금 헤매며 걸어왔던 그 길을 다시 천천히 걸어 중앙역으로 향했습니다. 이틀 뒤 아침 일찍 '오스트리아 빈(Wien)으로 떠나는 기차의 플랫폼을 미리 확인'해 두기 위해서였어요.
취리히 중앙역의 이 거대하고 복잡한 미로 속에서, 이른 아침부터 길치 엄마가 아이 손을 잡고 허둥거릴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우리가 타야 할 플랫폼의 위치를 눈과 발로 단단히 확인해 두고 나니,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 같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근처 기념품숍에 들러 가벼운 아이쇼핑을 즐겼고, 이번엔 늘 가던 쿱(Coop) 대신 미그로(Migros) 마트에 들러 오늘 저녁거리와 달콤한 간식거리를 한가득 품에 안고 든든하게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화려한 랜드마크를 보지도, 대단한 모험을 하지도 않은, 정말 말 그대로 '별거 없는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숙소에 돌아와 침대에 누우니 왜 이렇게 마음이 든든하고 뿌듯했을까요?
엄마로서 다음 여정을 완벽하게 예습했다는 안도감, 그리고 아이와 함께 낯선 도시의 속도에 무사히 발을 맞추었다는 '작은 성취감'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내일은 하루만 주어진 취리히의 하루도 기대해 주세요! ✨
🏠 숙소 정보:취리히 중앙역과 공과 대학교에서 가까운 호텔
| 구분 | 상세 정보 | 비고 |
| 숙소명 | 호텔 펠릭스 (Hotel Felix Zürich) | |
| 주소 | Zaehringerstrasse 25 취리히 스위스 8001 | 취리히 중앙역에서 도보 15분이내 |
| 예약처 | 아고다 | |
| 숙박비 | CHF299 (약 463,00원) | 2박, 조식 불포함 |
| 솔직 후기 | 넓은 객실은 아니지만 매우 깨끗하고 사용하기 편하다. | 취리히 공과 대학교로 가는 폴리반 도보 5분 |
Hotel Felix Zürich 예약 및 정보 확인
호텔 펠릭스 (Hotel Felix) 실제 이용후기 및 할인 특가
아고다에서 호텔 펠릭스 (Hotel Felix)의 실제 투숙객 이용후기 및 할인 특가를 확인하세요! 최저가 보장제 및 예약 무료 취소 가능
www.agoda.com
이전 글 보기 👉9살 아이와 둘이서 자유여행 셋째날 : 오롯이 아이를 위한 하루, 스위스 교통박물관 통합권 100% 즐기기 (feat. 땀을 쥐게 한 극장 탈출기) ↗
9살 아이와 둘이서 자유여행 셋째날 : 오롯이 아이를 위한 하루, 스위스 교통박물관 통합권 100%
루체른에서의 셋째 날. 어쩌면 그동안의 스위스 여행지들은 오롯이 '내가 보고 싶었던 스위스'였는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대도시에 온 만큼 도시의 문명을 마음껏 누리며, 오롯이 아미만을 위한
sunnydstory.com
다음 글 보기 👉융프라우 말고 여기! 손에 잡힐 듯한 알레치(Aletsch) 빙하 피에쉬(Fiesch) & 스위스 고속도로 통행권 (비그넷, Vignette) 팁 ↗
융프라우 말고 여기! 손에 잡힐 듯한 알레치(Aletsch) 빙하 피에쉬(Fiesch) & 스위스 고속도로 통행권
이번 스위스 2주 여정도 어느덧 취리히에서의 마지막 밤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틀 뒤면 오스트리아 빈(Wien)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게 되는데요. 빈으로 떠날 준비를 하다 보니, 문득
sunnydstory.com